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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이야기야

[골절 일기#3] 제5중족골(발등뼈) 골절 2주차 - 수술 날벼락 소식

[2020.01.17 - 제5중족골 골절]

 

[골절 일기#1] 제5중족골(발등뼈) 골절 - 발등뼈가 쪼개졌던 그 암울했던 이야기의 서막

골절 환자의 대부분이 그렇듯 골절 사고는 정말 하찮은 이유로, 생각지도 못한 사이, 갑작스럽게 나에게 닥치게 된다. (비오는 날 쓰레빠 미끄러져서 골절 되는 경우 겁나 많이 봄ㅋㅋㅋㅋ)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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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2 - 제5중족골 골절 1주차 (반깁스에서 통깁스로 변신)

 

[골절 일기#2] 제5중족골(발등뼈) 골절 1주차 - 당장 캐스트방수포 구매부터! / 반깁스에서 통깁스�

2020년 1월 17일 새벽 다만 화장실에 가려했던 술 취했던 나는 그만 오른발 발등뼈, 제5중족골 골절사고를 당하게 된다. 그 황망했던 이야기는 아래를 참조.....하아.... [골절 일기#1] 제5중족골 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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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디 슬픈 중족골 골절생활의 서막이 이렇게 지나갔다.

 

출장지에서 1월 22일, 반깁스를 풀고 통깁스를 한 후

서식지로 돌아와보니

구정 연휴의 시작이다.

서식지 근처의 정형외과 한 곳을 뚫고 관리를 받아야 할 것 같은데

구정 연휴가 시작되었어. 하핫 하핫

 

일단 연휴 동안 나는 부모님은 물론이오, 온 친척들에게 걱정과 질타, 야유를 한 몸에 받게 된다.

안 그래도 멘탈이 나갈 것만 같은데 다들 내 다리를 보자마자 딱 두 가지의 반응이...

첫째가, 술 마시고 자빠졌구먼?

둘째는, 뚱뚱허니 발등뼈가 지탱을 못해줬구먼?

.... 그런데 둘 다 맞는 소리라 대꾸를 할 수가 없어.... 하아... 나란 여자...

 

통깁스와 함께하는 고통스런 2020년 구정 연휴가 끝나자마자

나는 동네 근처 가장 크고 괜찮아 보이는, 최신시설을 갖춘 정형외과에 방문하게 된다.

의사 선생님께 골절의 서막에 대해 설명을 드리고 다시 엑스레이를 찍는다.

통깁스를 한 상태에서도 엑스레이를 찍을 수 있구나.

사진을 보자마자 의사 선생님, 다짜고짜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한다.

 

왜? 갑자기 왜? 처음 갔던 병원에선 그냥 잘 두면 뼈가 붙는다고 했는뒈!!

이봐요 의사 양반 나에게 왜 이래요

어떻게 이렇게 크게 벌어진 뼈를 수술도 안 하고 그냥 뒀느냐고 나를 나무라신다.

안 그래도 쇼크상태인 나에게 왜 이래요 의사 양반.

발등 옆을 째서 짧은 부목 같은 판을 넣고 나사를 박는 수술이 필요하다고 한다.

자세한 얘기는 상담실장이랑 하라고 날 내보낸다.

여기 뭐야, 성형 외관가. 피부과였나. 왜 난데없이 상담실장??

 

진짜로 수술 상담실장이 따로 있었음. 와우

요즘 대형 병원들은 이렇게 운영하는가 보다.

정형외과를 와 볼 일이 있었어야 말이지.

상담실장은 빠른 속도로 내가 왜 수술을 받아야 하는지 설명을 해주고 (사실 상담실장이 의사는 아니자나!!)

수술은 하반신 마취 수면으로 진행, 입원 일주일 총 200만 원의 견적을 나에게 날려주었다.

이보시오 상담실장 200이라니!

아니 저기요, 저는 아직 마음의 준비도 안됐습니다만?

 

물론 견적 날리기 전에 실비 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한다. 

가입되어 있으면 견적을 더 크게 더 쿨하게 날려주는 듯한 느낌은 나만의 느낌인 것인까.

내가 성형 코수술을 하러 온 것도 아닌데 아주 요상스러운 상술에 홀리는 느낌이 들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얘기하고 다른 병원을 방문해 보기로 한다.

 

분명히 처음 갔던 병원에서는 수술은 필요 없다고 했는데 왜, 도대체 왜!!

안 그래도 목발 짚고 걷기 힘들어 죽겠는데 충격은 충격대로 받고 정신이 혼미해져 어쩔 줄을 모르겠다.

 

 

여러 골절 일기들을 읽어보니 수술도 나름의 장점은 있었다.

골절 부위가 빠르게 붙어 이족 보행의 그날을 앞당길 수 있다는 것.

그러나 몸에 칼을 댄다는 것 자체가 악몽인지라

어떻게든 비수술로 버텨보자 했건만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꽈. 신체발부 수지부모라 했거늘.

어찌 부모님께 받은 이 몸에 칼을 댈 수 있단 말입니까아!!

 

두 번째 병원은 아무래도 안 되겠어서

인터넷으로 살짝 검색을 해보고 선택하기로 했다.

이럴 때 가장 유용한 정보는 지역 맘카페에서 나오기 마련 후훗

우리 지역 맘들의 소중한 의견을 바탕으로

장삿속 없는, 과잉진료 안 하는 정직한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족부 전문' 정형외과를 선택하여 방문하게 되었다.

 

선생님 완전 무뚝뚝함 ㅋㅋㅋㅋㅋ 근데 츤데레 스타일 츤츤 ㅋㅋㅋ

나의 한 편의 영화와도 같았던 골절 스토리도 담담하게 들으심 ㅋㅋㅋ

골절 부위에 크게 문제가 없다면 어차피 통깁스도 한 김에 그냥 비수술로 가자고 하심

엑스레이를 찍고 한 번 보자고 하심

엑스레이 사진 보시더니 당장 수술하라고 하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골절 당시 바로 찍었던 엑스레이와 비교했을 때

현재 골절 부위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으므로

비수술로 두었을 때 골절 부위가 깨끗하게 붙지 않을 확률이 높고

잘못 붙었을 경우 나중에 후유증이 올 수도 있다고 하신다.

우리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니 이제서야 수술이 납득이 간다.

이건 상술도 아니고 과잉진료도 아니야!! 츤츤!!

(심지어 결과적으로 수술/입원비 통틀어 70만 원도 안되게 들어갔다. 앞에 병원 진짜 상술이었음)

 

아 선생님,

그렇다면 저는 수술을 해야 하는 거로 구만요?

그렇다면 저에게 수술일자를 지정하여 주십시오.

그리하여 서식지로 올라와 구정 연휴까지 잘 보낸 나는

난데없이 1월 31일 자로 제5중족골 골절 수술 날짜를 잡게 된다.

수술 이야기는 다음화에 계속... 츤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