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다한 이야기야

[그것이 알고싶다] 미국 대선 방식(1) - 복잡한 제도? 코커스/프라이머리/선거인단/간접선거/승자독식

2020년 11월 3일

미국의 역대 59번째 대통령 선거가 열린다.

약 한 달 하고도 20여 일 만을 앞둔 2020년 미국 대선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여러 국가에서도 그 결과를 주목하고 있을 만큼

국제 정치,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이벤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 직선제를 택하고 있는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는

간선제인 미국 대통령 선거제도가 낯설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데

선거철이 되면 뉴스나 기사를 통해 복잡한 간선제를 알만 하다가도

4년이 흐르면 기억 속에서 또 잊혀져 버리는 미국 대선 제도.

 

다시 선거철은 돌아오고

다시 한번 미국의 대통령 간선제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Josh Carter on Unsplash

"Presidential Election of United States - 개요"

 

미국은 선거인단제를 사용하며 승자 독식 제도를 채택한

간선제 대통령 선거를 시행하며

대통령의 임기는 4년 중임제이다.

 

간선제라는 말은 쉽게 표현하자면 유권자가 표를 던지는 대상이 대통령 후보 본인이 아니라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이라는 것이다. 국민이 나 대신 내가 원하는 대통령을 선출해 줄 선거인단에 투표하는 방식인 것.

 

투표 일자는 '11월 첫째 월요일이 있는 주의 화요일'이라는 규정에 따라 정해진다. 보통 11월 2일에서 8일 사이 중 하루로 정해지게 되는데 투표 일자가 정해지게 된 이유가 아주 흥미롭다.

 

주별로 각기 달랐던 대통령 선거일자를 1845년 미 의회가 통합하도록 정하였다. 당시 미국의 주요 산업은 농업이었으므로 농사일이 바쁜 11월 이전으로는 선거일을 잡을 수 없었고 11월 중순이 넘어가면 날씨가 추워지고 눈이 내리는 지역이 생기므로 유권자들이 투표하러 가기 불편하다는 의견을 반영해 11월 초로 투표 시기를 정하가 되었고,

 

일요일은 교회 가는 날이어서 제외, 토요일은 주말이어서 제외,  월요일/금요일은 평일의 시작과 끝이므로 제외, 목요일은 미국을 식민 지배했던 영국의 선거일이라 제외, 수요일은 보통 시장이 열리는 날이라 제외

 

여기에 매월 1일은 전월의 회계처리 등으로 바쁜 사정을 감안하여 대통령 선거는 '11월 첫 번째 월요일이 있는 주의 화요일'이라는 복잡한 규정이 생겨나게 되었다. 이 날은 대통령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날이지만 사실상 선거인단을 통해 차기 대통령이 결정되므로 흔히 이 날을 대통령 선거일이라고 여긴다.

 

ⓒMorning Brew on Unsplash

 

미국 대통령 선거의 절차를 간단히 보자면 다음과 같다.

1) 민주/공화당 각각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각 주별 코커스(당원대회) 또는 프라이머리(예비선거)

2) 대선 후보 추대를 위한 전당대회

3) 대통령 선거인단을 뽑는 투표 (사실상 이 투표를 대통령 선거로 본다.)

4) 대통령 선거 (형식상의)

 

1) 코커스와 프라이머리:

추후에 있을 각 당의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를 지명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은 대의원(delegate)이며

각 주의 대의원 수는 그 주의 당원수에 따라 정해지는 데 거의 주 인구에 비례한다.

이 대의원은 코커스(당원대회)와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통해 선출되며

프라이머리에서 75%, 코커스에서 25%의 대의원이 선출된다.

코커스와 프라이머리의 차이점은 일반 유권자도 선출에 참여하느냐(프라이머리)

아니면 당 임원/당원이 대의원을 선출하느냐(코커스)에 있다.

 

코커스와 프라이머리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의 2월에서 6월까지의 기간에 열린다.

코커스는 아이오와 주, 프라이머리는 뉴햄프셔주에서 가장 먼저 열리므로

이 두 지역의 결과가 보통 가장 주목을 받으며,

3월 첫째 화요일은 보통 가장 많은 주에서 코커스/프라이머리가 치러지므로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라고 칭하는데

대통령 후보 지명을 따내는데 필요한 대의원 과반수의 절반 정도가 이날 결정된다.

 

2) 양당의 전당 대회

그 해 7~8월, 코커스와 프라이머리를 통해 선출된 대의원들은

각 당의 전당대회에 참석해 차기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게 된다.

법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나 보통 야당이 먼저, 여당은 나중에 전당대회를 열게 된다.

전당 대회에서 대의원 과반수 이상의 표를 얻은 자가 차기 대통령 후보가 되며

후보로 지명된 자가 부통령 후보를 지명하게 된다.

사실 전당대회 이전에 코커스와 프라이머리를 통해 선출된 대의원이

어떤 후보를 대통령 후보로 지지하는지 미리 알 수 있기 때문에

보통은 전당대회가 열리기 전에 각 당의 차기 대선주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게 된다.

 

3) 대통령 선거인단을 뽑는 선거

11월 첫째 월요일이 속한 주의 화요일

미국 국민들은 대통령을 선거하는 사람, 즉 선거인단을 뽑게 된다. 

국민들은 실제로 대통령이 아닌 각 당이 미리 주마다 제출해놓은 대통령 선거인단 명부를 보고

선거인단에 투표를 하는 것이지만, 보통 이 날을 '대통령 선거일'이라고 본다. [간접선거]

 

선거인단은 각 주별로 인구비례 맞게 배분되며

상원 100명 + 하원 435명 + 워싱턴DC선거인단 3명 = 총 538명이다.

이중 총 270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가져가는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

(상원은 각 주당 2명씩이며, 하원은 주의 인구수에 비례하여 분포되어 있다.)

 

가장 많은 선거인단을 보유한 주는 캘리포니아이며(55명)

텍사스, 뉴욕, 플로리다 순으로 선거인단 수가 많다.

 

메인 주와 네브래스카 주를 제외한 48개 주와 워싱턴 DC 특별구는 모두

승자독식제(winner-take-all) 방식을 사용한다.

(해외영토 지역은 선거인단 선출권이 없다.)

이는, 각 주별로 선거 결과를 취합하여 해당 주에서 승리한 후보에게

그 주의 모든 선거인단을 몰아주는 것을 의미한다. [승자독식]

 

이러한 시스템이다 보니, 전체 유권자의 직접 투표 득표(선거인단 투표) 수는 앞서면서도

승자독식제로 인해 선거인단 수에서 뒤져 대통령에 당선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최근의 예로 2000년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와 2016년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경우가 그러하다.

(승자독식제는 예상치 못했던 조지 W. 부시와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만들어냈다.)

 

4) 대통령 선거

대통령 선거는 12월 둘째 수요일이 지난 첫 번째 월요일에 실시한다.

선출된 대통령 선거인단이 각 주의 주도에 모여 자신이 속한 당의 대통령 후보에게 투표하게 된다.

선거인단이 당초 지지하기로 한 후보를 의무적으로 찍도록 규정되어 있는 주도 있고

자율에 맡기는 주도 있다. 

이 선거는 대의원들의 전당대회 때와 마찬가지로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

투표결과는 이미 선거인단 투표때의 개표결과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선거인단 투표함은 투표 당일에 개봉되지 않고 워싱턴으로 옮겨지며

개표 결과는 다음 해 1월 상하 양원 앞에서 진행된다.

 

만약 선거인단의 과반수를 확보한 후보가 없거나 동수가 나오면

대통령은 하원에서 각 주의 대표들이 각각 한 표씩 던지는 결선투표로 뽑고

부통령은 상원이 선출하도록 헌법에 규정되어 있다.

 

ⓒvisuals on Unsplash

 

정리를 한 번 하고나니, 복잡하기만 해 보였던 미국의 대선제도도

어느정도 윤곽이 잡히는 듯한 느낌이다.

 

간접선거와 승자독식제로 특징지어지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

이런 방식으로 발전해 온 이유는 무엇일까?

이제 이런 궁금증이 새롭게 생기게 되었다.

다음 포스팅에서 이러한 대선제도가 완성된 배경에 대해 좀더 깊이 알아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