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4년마다 돌아오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와는 제도적으로 많이 다른 미국 대선이라
나는 미국 대통령 선거제도를 4년에 한 번씩 다시 찾아서 읽어보고는 함
(왜냐면 읽고나서 또 까먹고, 4년 후에 다시 읽고, 그러고 나서 또 까먹으니....)
올해도 어김없이 아... 미국 대선... 승자독식... 간선제.... 아 뭐였지 하며
아른아른한 기억의 끝을 붙잡고 다시 대선절차에 대해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미 대선과 관련된 '테쿰세의 저주'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라, 이 곳에 정리하여 소개를 해볼까 한다.
"테쿰세의 저주를 아십니까?"
테쿰세의 저주(Tecumseh's Curse)란, 임기 중 죽음을 맞이한 미국의 대통령에 관한 이야기이다.
20년 주기를 가지고 있으며, 티피커누의 저주(Curse of Tippecanoe), 대통령의 저주(Presidential Curse), 0년해의 저주(Zero-Year Curse), 20년의 저주(Twenty-Year Curse), 20년 대통령 징크스(Twenty-Year Presidential Jinx)라고도 불림.
이 저주의 기원은 이렇다 한다.
미국 성립 초기 아메리카 원주민 학살 시절, 무력 저항을 했던 인디언 추장 테쿰세가 죽으면서
"20년마다 0년 해에 당선되는 미국 대통령은 모두 저주를 받아 임기 중 목숨을 잃은 것이다"라고 저주를 내렸다고 함.
사실 테쿰세가 이러한 저주를 내렸다는 명확한 근거는 없으나, 이 저주가 유명해진 이유는 1840년부터 120년 동안 거의 완벽하게 예언이 적중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 1840년 당선자: 윌리엄 헨리 해리슨(테쿰세를 죽인 장본인)은 1841년에 폐렴으로 사망
▶ 1860년 당선자: 에이브러햄 링컨은 1865년에 존 윌크스 부스에게 암살
▶ 1880년 당선자: 제임스 A. 가필드는 1881년에 찰스 기토에게 암살
▶ 1900년 재선: 윌리엄 매킨리는 1901년에 리언 출고츠에게 암살
▶ 1920년 당선자: 워런 G. 하딩은 1923년에 심장마비로 사망
▶ 1940년 재선: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1945년에 뇌출혈로 사망
▶ 1960년 당선자: 존 F. 케네디는 1963년 리 하비 오스왈드에게 암살
놀랍게도 1960년까지 테쿰세의 저주는 적중률 100%를 자랑하게 된다!
실제로 바로 20년 직후의 대선해였던 1980년 대선에는 테쿰세의 저주를 피하려고
유력 후보들이 출마를 꺼린다는 농담이 나왔을 정도.
그렇다면 1980년 이후, 미국 대통령 당선자들은 테쿰세의 저주를 무사히 피해 갈 수 있었을까?
"예외?"
▶ 1980년 당선자: 로널드 레이건 - 1981년 암살 미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존 힝클리의 암살 시도로 총에 맞았으나 다행히 죽음은 피해 갔다.
다행히도 암살 시도 당시 근처 가까운 곳에 병원이 있었고, 레이건 대통령은 대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탄환이 심장을 아슬아슬하게 비켜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고.
혹자는 만약 현대 의학이 아닌 테쿰세가 살았던 시대의 의학 기술이었다면
레이건은 총상을 치료하지 못하고 저주대로 임기 내에 죽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레이건은 임기 말엽부터 알츠하이머의 습격을 받게 되는데, 저주가 그를 이 병에 걸리게 만들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왜냐하면 총상 수술이 치매를 가속화했다는 주장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은 아니나 기본적으로 마취를 동반한 수술은 몸에 큰 스트레스로 작용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일리 있는 얘기라는 다수의 공감이 있었던 것이다.)
레이건이 저주를 피한 이유를 두고, 레이건이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좋은 일들을 해왔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예를 들어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현재 중요한 생업수단 중 하나인 카지노 운영권을
레이건 정부 때 허가했기 때문이다. (사실 꿈보다 해몽이 좋은 느낌?)
▶ 2000년 당선자: 조지 W. 부시 - 2002년 질식 사고, 2005년 살인 미수
우리도 기억하고 있는, 왠지 웃고 싶으나 웃을 수는 없었던 2002년 부시대통령-프레즐 과자 사건이 있다. 2002년 1월 13일 과자를 먹던 중 프레즐 과자가 목에 걸려 질식으로 부시 전 대통령이 의식을 잃고 목숨이 위험했던 일이 있었다.
그 후, 2005년 5월에는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에서 연설 중, 자신으로부터 30m 떨어진 곳으로 수류탄이 투척되었으나 다행히 불발되어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사실 2001년의 9.11 테러도 테쿰세의 저주(부시 암살) 미수 사건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당시 백악관은 알 카에다의 자살테러 공격의 대상 건물 중 하나였으나 테러에 실패하였기 때문이다.(어찌 되었든 테러 당시 부시는 백악관 내부에 없었고 플로리다의 한 초등학교에서 참관 행사 중이었으므로 이 암살 계획은 미수 사건이 될 팔자였음)
저주를 믿는 사람들이 레이건의 저격 미수나, 부시의 프레첼 질식 사고가테쿰세의 저주라고 믿고 있는 이유는테쿰세가 살던 시대였다면 의료 기술이 부족해 둘 다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조지 W. 부시가 미합중국의 대통령에 당선된 것그 자체가 테쿰세의 저주라고 주장하기도 한다.아 이 의견 진짜 대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올해 2020년 미국 대선, 당선자는 저주를 피해 갈 것인가"
사실 이런 저주, 징크스의 이야기들은 과학적으로 입증될 수 없는 일종의 흥미로 회자되는 그런 성격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테쿰세의 저주의 희생자로 계획된 2020년의 미국 대통령 당선자를 점쳐보며다시 한번 이 저주를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하다.
현재 미 양당의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1946년생)와 조 바이든(1942년생) 모두 80대를 바라보고 있는 고령의 후보자들이므로, 이 저주는 요즘 다시금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저주 리스트에 처음으로'고령으로 인한 사망'의 이유를 올리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
테쿰세의 저주는 2020년 미 대선전에 조그마한 흥미를 더해 주었다고나 할까어찌 되었든, 저주와는 상관없이 두 후보자는 대통령 자리를 거머쥐기 위해오늘도 열심히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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